당신은 모르실 겁니다 ~ 박만엽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내고
한 번씩 찾아오는 마법의 날과
싸워야 하는 육체적 갈등을 
당신은 모르실 겁니다. 

낮에는 보이는 것들이 많아
그런대로 잊고 시간을 보내지만
푸른 하늘이 얼마나 유혹하는지
당신은 모르실 겁니다. 

밤이 되면 그 유혹에 빠지고 싶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훈장(勳章) 때문에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쉬지 않고 돌아야만 합니다.

삶이란 틀에 박힌 모형 속에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이 생활에
질식할 정도입니다. 그러기에 
죽음을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의 명상(瞑想)은 깨졌습니다.
인간이라는 허울좋은 이름 때문에
나는 이제 그토록 동경하던 것을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신은 정녕코 모르실 겁니다. 

(낭송:전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