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1-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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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길 3 / 전형철//낭송/이희강 (낭송 녹음 파일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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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희강
 조회 : 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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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길2.mp3 (3.0M) [9] DATE : 2013-01-22 21:22:41 | | 바람길1.mp3 (3.0M) [7] DATE : 2013-01-22 21:22:41 |
바람길. 3
전형철
달빛 드리운 길을 지우던 바람이 다시 낯선 길을 낸다
노을빛 향기 세상 가득 스미든 저물녘
장산 능선에 깃을 접던 바람도
서걱이는 달빛이 대숲에 울고 섰자
마른 가슴 가득 눈물로 넘쳐나는 길을 낸다
등 돌리면 날 선 울음으로 허공을 가르고
예어우는 소리에 마음 저려 다시 돌아서면
가슴으로 쏟아지든 바람이
등뼈를 뚫고 무심히 지나간다
나의 빈 몸뚱어리에 바람이 길을 내고 있음이다
저만치 희끗한 잔영을 드리운 달빛의 길을 지우고
메마른 입가에 머문 헛헛한 웃음도 앗아
시린 동공을 파고드는 창백한 풍경의 경계를 허물며
갈빗뼈 마디마디 마다 바람이 길을 내고 있다
망각, 회오의 감정 속
눈물의 빛으로 애려오던 사랑이거나
지울 수 없는 악연의 굴레를 덧씌워
천길의 나락으로 밀쳐 가는 사랑이거나
모두 일어서 장산 능선을 타고 성근 바람으로 내려 와
전율하는 심장의 파리한 울림을 잠재우려
희미하게 무늬지는 달빛의 흔적 너머
바람이 바람의 길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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