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 소독 후 보관은 물기부터 말리는 방법

상담실에서 젖병 이야기가 나오면 “소독은 했는데 어디에 둬야 하죠?”라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저도 첫아이 때는 젖병을 삶아 놓고 물방울이 남은 채 뚜껑을 닫았어요. 먼지가 들어갈까 걱정됐거든요. 그런데 젖병 소독 후 보관에서 먼저 볼 것은 뚜껑을 얼마나 빨리 닫느냐보다 안쪽까지 잘 말랐느냐입니다.
집마다 젖병을 쓰는 횟수도, 말릴 공간도 다릅니다. 소독기나 전용 보관함을 새로 사기 전에 지금 쓰는 젖병을 깨끗이 씻고 말릴 자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소독이 끝나도 물기가 남아 있다면
젖병은 사용한 뒤 젖꼭지, 링, 뚜껑까지 분리해 씻습니다. 분유나 모유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소독만 한다고 세척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특히 젖꼭지 구멍과 링이 맞물리는 부분은 눈에 잘 안 보여도 찌꺼기가 남기 쉽습니다.
씻은 뒤에는 젖병과 부품을 소독하고, 깨끗한 곳에서 충분히 자연 건조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젖병 부품을 완전히 말린 다음 조립해 먼지와 오염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하라고 안내합니다. 젖병 안쪽에 물방울이 보인다면 아직 보관할 때가 아닙니다. 젖꼭지 안에 고인 물도 살짝 확인해 주세요.
급하다고 행주로 안쪽을 닦는 일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깨끗해 보이는 행주에서도 손이나 다른 그릇을 거친 오염이 옮을 수 있으니까요. 건조대를 쓴다면 젖병 전용으로 두고, 받침에 고인 물을 비우며 건조대 자체도 씻어 말려야 합니다. 따로 건조대를 살 필요는 없어요. 먼지가 덜 닿는 자리에 깨끗한 미사용 키친타월을 깔아 부품을 펼쳐 두어도 됩니다.
다 마른 젖병은 어떻게 넣어 둘까요
손을 비누로 씻고 말린 뒤, 완전히 건조된 젖병을 조립합니다. 젖꼭지와 뚜껑을 끼워 안쪽이 드러나지 않게 한 다음 깨끗한 찬장이나 뚜껑 있는 보관통에 넣으면 됩니다. 보관통을 쓴다면 통도 씻어 말린 상태여야 해요. 젖병은 말랐는데 통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면 소용이 없겠지요.
주방 상판에 그대로 놓는 집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조리대의 물 튀는 자리, 음식 손질하는 자리, 쓰레기통 가까운 곳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뚜껑을 닫아 보관하더라도 젖병 입구나 젖꼭지에 손이 자주 닿지 않게 해 주세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소독한 부품을 꺼낼 때 손을 씻고, 바로 쓰지 않을 젖병은 젖꼭지와 뚜껑을 끼워 두도록 안내합니다.
“빈 젖병도 냉장고에 넣어야 하나요?”라고 묻는 분도 있어요. 깨끗하고 건조한 빈 젖병이라면 냉장 보관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젖은 젖병을 서둘러 냉장고에 넣는 것보다, 물기를 충분히 말려 깨끗한 곳에 두는 과정이 먼저예요. 젖병에 담긴 분유나 모유의 보관 기준은 빈 젖병 보관과 별개로 확인해야 합니다.
소독기 안에 계속 두어도 괜찮을까요
소독기가 있다면 문을 닫은 채 보관하는 집도 많습니다. 다만 기계마다 건조 기능과 보관 조건이 달라서 설명서의 사용 기준을 따르는 게 좋습니다. 소독이 끝난 뒤 안쪽에 물기가 남거나 바닥에 물이 고인다면, 닫아 두기 전에 젖병과 기기 내부를 충분히 말려 주세요. 소독기가 보관함 역할까지 해 주는 제품이라도 안쪽 청소는 따로 필요합니다.
전용 소독기나 젖병 보관함이 없어서 불안해하는 산모도 만납니다. 사실 필요한 것은 특정 기계보다 세척, 소독이 필요한 시기의 소독, 완전 건조, 깨끗한 보관이라는 순서예요. 젖병 몇 개를 쓰는 집이라면 기존 찬장 한 칸을 비워 두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더 들이면 씻고 관리할 물건도 하나 늘어난다는 점은 출산 준비물 목록에서 자주 빠집니다.
아기 상태에 따라 소독 횟수는 달라집니다
모든 아기에게 같은 소독 횟수를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생후 2개월 미만, 미숙아, 면역력이 약한 아기에게는 젖병을 적어도 하루 한 번 소독하는 일이 특히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그보다 큰 건강한 아기라면 매번 꼼꼼히 세척하는 경우 매일 별도 소독이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설명해요. 미숙아로 태어났거나 치료 중인 아기라면 담당 의료진의 안내를 우선하세요.
보관해 둔 젖병을 꺼냈는데 안쪽에 물방울이 남아 있거나, 젖꼭지가 바닥에 떨어졌거나, 먼지가 들어간 것 같다면 다시 씻고 필요에 따라 소독하는 편이 마음도 편합니다. 반대로 잘 말려 뚜껑을 닫아 둔 빈 젖병을 몇 시간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다시 소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계 설명서에 보관 가능 시간이 적혀 있다면 그 기준도 확인하고요.
두 아이를 키우며 느낀 건, 밤중 수유가 있는 집에는 지킬 수 있는 방식이 가장 오래 간다는 점입니다. 젖병을 씻고 충분히 말린 뒤 깨끗한 곳에 넣어 두는 작은 습관이면 됩니다. 오늘 젖병 옆에 남은 물방울부터 한 번 살펴보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