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열날때 발이 차가우면 이렇게 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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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열날때 발이 차가우면 이렇게 살피세요

얼마 전 상담실에서 “아기는 뜨거운데 발은 얼음장 같아요. 양말부터 신겨야 할까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아이 둘을 키우며 열이 나는 밤이면 자꾸 발부터 만져봤어요. 그런데 발의 온도만으로 열이 오르는 중인지, 병원에 가야 하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먼저 체온계로 재고, 아이의 얼굴빛과 반응을 함께 보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발이 차가우면 체온과 아이 상태부터 확인해요

열이 오르는 동안에는 몸이 열을 만들려고 피부 쪽 혈관을 좁히고 몸을 떨 수 있습니다. 이때 몸통은 뜨거운데 손발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발이 차갑다고 곧바로 위험한 상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발이 따뜻해졌다고 열이 다 내렸다는 뜻도 아니고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소아 발열을 볼 때 체온 숫자와 함께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체온계를 같은 부위에서 사용해 수치를 확인하고, 잘 깨는지, 눈을 맞추고 반응하는지, 숨쉬기가 편안한지, 평소처럼 먹는지를 봐주세요. 피부색과 젖은 기저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방금 두꺼운 이불을 덮었거나 목욕했다면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재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생후 6개월 미만 아기는 귀 체온계의 오차가 클 수 있습니다. 수치가 애매한데 아이가 어려 보이거나 상태가 걱정된다면 발을 계속 만져보며 기다리기보다 소아청소년과에 측정 부위와 수치를 함께 알려주세요.

차가운 발을 덥히기 전에 오한이 있는지 봐요

발이 차고 몸까지 부르르 떤다면 오한일 수 있어요. 이때 아이가 추워한다면 얇은 이불을 잠깐 덮어 편안하게 해주세요. 떨림이 멈추면 다시 걷어내고, 옷은 가볍게 입히면 됩니다. 두꺼운 양말과 이불을 여러 겹 더해 땀이 날 때까지 덥힐 필요는 없어요.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워질 수 있거든요.

발이 뜨겁거나 축축하게 땀이 난다면 옷과 이불이 너무 두껍지 않은지 확인해보세요. 발을 차갑게 만들어야 열이 내려가는 건 아닙니다. 얼음찜질을 발바닥에 대거나 찬물로 닦는 방법은 아이를 떨게 하고 불편하게 할 수 있어요. 질병관리청도 미온수 마사지를 일상적인 발열 대처법으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제 상담실에서도 열이 날 때 쓰겠다며 냉각 용품을 미리 잔뜩 사둘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려요.

대신 수분을 챙기는 일이 더 실용적입니다. 모유나 분유를 먹는 아기는 한 번에 많이 먹이려고 애쓰기보다 평소 수유를 이어가거나 조금씩 자주 먹여보세요. 생후 6개월 미만이라면 의료진의 별도 지시 없이 물을 추가로 먹이지 않습니다.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라면 평소 마시던 물도 조금씩 자주 줄 수 있어요. 잘 먹지 못하고 기저귀가 오래 마른 채라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해열제는 발 온도보다 아이의 불편함을 보고 결정해요

상담하다 보면 “발이 차가울 때 해열제를 먹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나옵니다. 발이 차갑다는 이유만으로 해열제를 미루거나, 발이 뜨겁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먹일 필요는 없어요. 아이가 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잠을 못 자거나 먹기 어려워하는지 살피는 게 먼저입니다. 열이 있어도 잘 놀고 마시며 편안하다면 해열제를 꼭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해열제를 쓴다면 제품의 대상 연령과 성분을 확인하고, 현재 체중에 맞는 용량을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먹인 약 이름, 용량, 시각을 적어두면 밤중에 헷갈릴 일이 줄어듭니다. 두 종류를 임의로 번갈아 먹이는 것도 피하는 편이 안전해요. 열이 잠깐 내려가더라도 아이가 계속 처져 있거나 숨쉬기 힘들어 보인다면 약효만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발이 차가울 때 진료를 서둘러야 하는 모습

같은 ‘찬 발’이라도 함께 나타나는 모습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피부색이 평소와 같고, 깨우면 잘 반응하며, 수유와 소변이 유지된다면 옷을 편하게 해주고 상태 변화를 살필 수 있어요. 반면 손발이 유난히 차면서 피부가 창백하거나 얼룩덜룩해지고, 아이가 늘어지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면 바로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 생후 3개월 미만 아기에게 38℃ 이상의 열이 나면, 잘 먹고 있어 보여도 즉시 응급실 진료를 받습니다.
  • 깨워도 반응이 약하거나, 호흡이 매우 빠르거나 힘들고, 입술이 푸르스름하거나,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발진이 있으면 119 또는 응급실로 갑니다.
  • 손발이 차면서 피부를 눌렀다 뗀 뒤 색이 돌아오는 데 3초 이상 걸리거나, 6시간 이상 기저귀가 젖지 않으면 빠른 시간 안에 진료를 받습니다.
  • 생후 3~6개월에 39℃ 이상의 열이 나거나, 열이 5일 이상 이어져도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첫째가 열이 났을 때 저도 발이 차가운 게 마음에 걸려 밤새 양말을 벗겼다 신겼다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께 발의 온도 하나에 매달리지 말고 체온, 얼굴빛, 숨쉬기, 수유와 소변을 함께 보자고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평소와 분명히 다르다는 느낌이 들면 그 역시 진료를 받을 이유가 됩니다.

아기 열날때 발이 차가우면 이렇게 살피세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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