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도 아기도 덜 힘든 단유 방법

상담실에서 단유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묻는 게 있어요. “언제까지 끝내야 하나요?” 둘째를 키울 때 저도 날짜를 딱 정해두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아기가 먹는 횟수와 엄마의 젖양에 따라 속도가 꽤 달랐습니다. 단유를 결심한 이유가 복직이든, 몸이 힘들어서든, 충분히 수유했다고 느껴서든 그 이유를 설명하거나 변명할 필요는 없어요.
수유 한 번을 줄이는 데서 시작해요
하루 여섯 번 먹는 아기라면 먼저 낮 수유 한 번을 다른 먹이기로 바꿔보세요. 며칠 동안 가슴이 얼마나 차는지, 아기가 새 방식으로 잘 먹는지 지켜본 뒤 다음 수유를 줄이는 식입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는 수유 한 번을 줄일 때마다 몸이 적응할 시간을 약 일주일 두도록 안내합니다. 꼭 일주일을 채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젖양이 많거나 잘 뭉친다면 더 천천히 가도 됩니다.
예를 들어 오전 수유를 먼저 바꾸고, 몸이 편안해지면 오후 수유를 바꿀 수 있어요. 잠들기 전 수유가 아기에게 큰 위안이라면 그 시간은 마지막까지 남겨도 됩니다. 반대로 밤 수유가 엄마를 가장 지치게 한다면 가족이 재우기를 나눠 맡으며 그때부터 조정할 수도 있고요. 순서보다 중요한 건 한꺼번에 여러 번을 끊어 가슴이 심하게 붓지 않게 하는 거예요.
아기 개월수에 맞춰 먹는 것을 채워주세요
돌 전 아기는 줄인 모유 수유를 월령에 맞는 영아용 분유로 대신해야 합니다.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어도 돌 전에는 모유나 분유가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에요. 물이나 이유식만 늘려 수유를 없애면 먹는 양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분유를 처음 먹는다면 한 번에 여러 수유를 바꾸기보다 한 번씩 적응하는 편이 아기 반응을 살피기에도 좋고요.
돌이 지난 아기라면 식사와 간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먹는지 먼저 보세요. 이 시기에는 빠진 수유를 매번 분유로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잘 먹지 않거나 성장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먹는 양을 함께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젖병을 거부하는 아기라면 월령에 맞춰 컵으로 먹이는 방법도 있어요. 용기 하나 때문에 단유 일정이 막혔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슴이 불편할 때는 조금만 덜어내요
“단유하려면 젖을 한 방울도 짜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너무 단단하고 아플 때는 손이나 유축기로 편해질 만큼만 조금 덜어내도 됩니다. 매번 시원하게 비우면 몸이 계속 젖이 필요한 줄 알고 생산을 이어갈 수 있어요. 가슴 상태를 보며 짜는 양과 횟수를 서서히 줄이는 쪽이 편합니다.
붓고 열감이 있을 때는 차가운 찜질이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어요. 속옷은 받쳐주되 지나치게 조이지 않는 것을 고르세요. 가슴을 꽉 묶거나 뭉친 곳을 세게 누르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단유차, 민간요법, 단유 약을 한꺼번에 준비할 필요도 없어요. 약을 고려 중이라면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 상태까지 의료진과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한쪽 가슴이 붉고 뜨겁거나 통증이 심해지면서 열, 오한, 몸살 같은 증상이 생기면 단순히 젖이 차서 그런지 진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나아지지 않으면 산부인과나 유방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 연락하세요. 아픈데도 정해둔 단유 날짜를 맞추려고 참을 이유는 없습니다.
먹는 시간 대신 익숙한 시간을 남겨요
아기에게 수유는 배를 채우는 일인 동시에 잠들거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이기도 해요. 그래서 평소 먹던 시간에 바로 안아주기, 책 보기, 산책처럼 익숙한 행동을 하나 넣으면 변화가 덜 낯설 수 있습니다. 잠자리 수유를 줄일 때는 재우는 사람이 바뀌면 수월한 집도 있고, 오히려 더 울어서 평소 돌보던 사람이 안아주는 편이 나은 집도 있어요.
처음 계획보다 오래 걸려도 괜찮습니다. 아기가 아프거나 가슴이 계속 불편하면 며칠 쉬었다가 다시 줄여도 돼요. 단유를 하며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홀가분한 마음이 드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제가 상담실에서 늘 보는 건 같은 월령의 아기라도 먹는 방식과 가족의 하루가 다르다는 거예요. 엄마 몸과 아기의 식사가 모두 무리 없이 따라오는 속도가 그 집에 맞는 속도입니다.
